요즘 방송에 나오는 시라소니의 모습은 사실과 다르다. 그는 손과 발이 아니라 머리만으로 상대를 제압했다.”
이도윤 대한고무도협회 회장(65)은 시라소니로부터 ‘난다리(박치기)’를 사사한 수제자. 지난 58년 부친 이인의씨의 고향(신의주) 친구이기도 한 시라소니에게 ‘아저씨’ 대신 ‘형님’이라 부르며 고난도 기술을 익혔다. 이회장은 “시라소니의 박치기는 상상을 초월한다. 상대를 향해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연속 2번을 박아 눈깜짝할 사이에 상대를 쓰러뜨렸다”며 당시를 회상했다. 이회장 또한 박치기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무술인이다.
이회장의 실전무술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수준. 고무도 최고수(9단)는 물론이고 태권도와 합기도 9단,검도 4단,유도 2단 등 합이 33단이다.
학창시절(부산 해동고-부산 동아대) 방학을 이용해 건빵 50봉지만 달랑 들고 추풍령에 있는 멧돌봉에 입산,구덩이에서 자며 하루 10시간 이상 훈련에 매달렸다. 피나는 훈련으로 불과 27세 때 충무관 중앙관장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.
키(162㎝)보다 뱃속의 간이 더 크다는 그는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무술인. 이회장이 90년대 초반 조선족대학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 한 토막. 키가 2m 가까운 중국무술의 한 고수가 동료 5명과 함께 찾아와 ‘한 수 배우고 싶다’며 도전해왔는데 손목꺾기로 단번에 물리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. 현재 중국 소림무술학교 명예교장이면서 조선족대학 체대 명예교수,창저우 무술협회 한국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1년에 3∼4개월은 중국에 가 고무도를 전수하고 있다. 고무도는 옛날 농기구를 들고 싸운 데서 비롯된 생활무술로서 장봉 도리깨봉 등 무기술과 조르기 꺾기 등 유술,팔굽치기 등 권법으로 구성되어 있다.
6년 전 교통사고로 거동이 다소 불편한 이회장은 “고무도를 통해 옛 선조의 정신을 계승,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마지막 희망이다”고 힘주어 말했다.
[스포츠투데이] 최현길